호랑이가 어떻게 토끼에게 골탕을 먹을까, 내가 아는 ‘해님 달님’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가 있었나, 며느리의 방귀는 왜 복방귀 일까.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회장 송지은)가 주최한 ‘2023 동화구연대회’는 대회라기 보다는 학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던 솜씨 자랑 무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행사였다.
대부분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11명의 대회 참가자들은 한복을 입거나 동화에 맞춰 소품들을 준비해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오른 학생들에게서는 긴장감이 느껴졌지만 동화 구연이 시작된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이야기들을 맛깔나고 구성지게 술술 풀어냈다.
‘미국에 사는 한인 학생들이 한국어로 동화를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은 기우였다. 유창한 한국어는 물론 준비한 원고를 이야기 흐름에 맞춰 표정과 몸짓을 더해 표현하는 등 이야기에 몰입감을 높였다. 참가자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에 심사위원들과 학부모 등 행사 참석자들은 귀를 기울였고 재밌는 이야기에는 폭소를 터뜨리며 박수를 쳤다.
참가 학생들은 서로를 격려했고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대회를 지켜보며 한글 교육이 왜 필요한지 한국학교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절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대회에서는 극적인 드라마가 쓰여졌다. 네번째 순서가 예정됐던 SKPC한국학교 엘라 김 학생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무대에 오르기 전 울음을 터뜨렸고 타 참가자들의 양해를 얻어 맨 마지막으로 순서를 바꿔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무대에 오른 엘라 김 학생은 동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를 구성지게 들려줬고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이끌어 냈다.
결국 이날 엘라 김 학생은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고, 시상대에 오른 엘라 김 학생은 울음부터 터뜨렸다. 엘라 김 학생에게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상이 시상됐다. 강완희 교육원장으로부터 대상을 수상 받은 엘라 김 학생은 송지은 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할 때에는 다시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회 심사위원은 권욱순 전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장, 엘리자벳 김 좋은나무 문학회장, 홍혜정 스탁턴 반석학교 교감이 맡았다. 심사위원장인 홍혜정 교감은 “동화 구연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상 여부를 떠나 포기하지 않고 학교를 대표해 오늘 대회에 참가한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격려의 말부터 전했다. 홍 심사위원장은 이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가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주최 동화구연대회는 모두 5명을 선발해 상을 수여했다. 대상은 엘라 김 학생에게 돌아갔다. 금상은 ‘며느리 방귀는 복방귀’를 코믹하게 구연한 천주교 산호세 한국학교 왕이원 학생이 받았다. 은상은 ‘토끼와 호랑이’를 맛깔나게 들려준 실리콘밸리 한국학교 최지원 학생이, 동상은 ‘해님 달림’을 들려준 실리콘밸리 한국학교 박동은 학생과 ‘손톱 먹은 들쥐’를 재미나게 표현한 성 김대건 한국학교 유은재 학생이 각각 선정됐다.
수상학생들에게는 상장과 트로피가 전달됐으며, 총영사상인 대상에게는 200달러, 교육원장상인 금상에게는 100달러의 장학금이 각각 전달됐다. 은상과 동상 수상자들에게도 각각 50달러와 25달러의 장학금이 주어졌다.
행사에 앞서 송지은 회장은 “참가 학생들과 학생들이 동화구연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한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며 “학생들이 발표할 때 마다 큰 박수로 격려해 달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강완희 교육원장은 미래학자인 롤프 얀센의 ‘꿈이 없는 자는 바다에서 파도를 보고, 꿈이 있는 사람은 파도 너머 넓은 대륙을 본다’는 드림 소사이어티 글귀를 인용한 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자신의 해석으로 어떻게 들려주고 관객들에게 감동을 이끌어 내는지 기대가 된다”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감동을 이끌어 내는 실력으로 모든 학생들이 나중에 커서 본인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이 읽고 감동받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박성희 미주한국학교협의회(NAKS) 부회장과 윤행자 광복회장 등도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소속 청소년 상원위원들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과 포스터를 소개하며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 난민을 돕기위한 캠페인에 동참해 달라는 부탁의 말도 전했다. 상원위원 김은비 학생은 상상을 초월하는 지진피해로 실의에 빠진 튀르키에시리아 난민돕기에 한인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모금된 기금은 유니세프(UNICEF)에 전달될 예정이다.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주최 2023 제18회 동화구연대회 입상자 명단
▶︎대상(샌프란시스코 총영사상) : 엘라 김(SKPC 한국학교)
▶︎금상(샌프란시스코 교육원장상) : 왕이원(천주교 산호세 한국학교)
▶︎은상 : 최지원(실리콘밸리 한국학교)
▶︎동상 : 박동은(실리콘밸리 한국학교), 유은재(성 김대건 한국학교)
기사 링크
호랑이가 어떻게 토끼에게 골탕을 먹을까, 내가 아는 ‘해님 달님’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가 있었나, 며느리의 방귀는 왜 복방귀 일까.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회장 송지은)가 주최한 ‘2023 동화구연대회’는 대회라기 보다는 학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던 솜씨 자랑 무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행사였다.
대부분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11명의 대회 참가자들은 한복을 입거나 동화에 맞춰 소품들을 준비해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오른 학생들에게서는 긴장감이 느껴졌지만 동화 구연이 시작된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이야기들을 맛깔나고 구성지게 술술 풀어냈다.
‘미국에 사는 한인 학생들이 한국어로 동화를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은 기우였다. 유창한 한국어는 물론 준비한 원고를 이야기 흐름에 맞춰 표정과 몸짓을 더해 표현하는 등 이야기에 몰입감을 높였다. 참가자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에 심사위원들과 학부모 등 행사 참석자들은 귀를 기울였고 재밌는 이야기에는 폭소를 터뜨리며 박수를 쳤다.
참가 학생들은 서로를 격려했고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대회를 지켜보며 한글 교육이 왜 필요한지 한국학교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절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대회에서는 극적인 드라마가 쓰여졌다. 네번째 순서가 예정됐던 SKPC한국학교 엘라 김 학생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무대에 오르기 전 울음을 터뜨렸고 타 참가자들의 양해를 얻어 맨 마지막으로 순서를 바꿔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무대에 오른 엘라 김 학생은 동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를 구성지게 들려줬고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이끌어 냈다.
결국 이날 엘라 김 학생은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고, 시상대에 오른 엘라 김 학생은 울음부터 터뜨렸다. 엘라 김 학생에게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상이 시상됐다. 강완희 교육원장으로부터 대상을 수상 받은 엘라 김 학생은 송지은 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할 때에는 다시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회 심사위원은 권욱순 전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장, 엘리자벳 김 좋은나무 문학회장, 홍혜정 스탁턴 반석학교 교감이 맡았다. 심사위원장인 홍혜정 교감은 “동화 구연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상 여부를 떠나 포기하지 않고 학교를 대표해 오늘 대회에 참가한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격려의 말부터 전했다. 홍 심사위원장은 이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가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주최 동화구연대회는 모두 5명을 선발해 상을 수여했다. 대상은 엘라 김 학생에게 돌아갔다. 금상은 ‘며느리 방귀는 복방귀’를 코믹하게 구연한 천주교 산호세 한국학교 왕이원 학생이 받았다. 은상은 ‘토끼와 호랑이’를 맛깔나게 들려준 실리콘밸리 한국학교 최지원 학생이, 동상은 ‘해님 달림’을 들려준 실리콘밸리 한국학교 박동은 학생과 ‘손톱 먹은 들쥐’를 재미나게 표현한 성 김대건 한국학교 유은재 학생이 각각 선정됐다.
수상학생들에게는 상장과 트로피가 전달됐으며, 총영사상인 대상에게는 200달러, 교육원장상인 금상에게는 100달러의 장학금이 각각 전달됐다. 은상과 동상 수상자들에게도 각각 50달러와 25달러의 장학금이 주어졌다.
행사에 앞서 송지은 회장은 “참가 학생들과 학생들이 동화구연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한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며 “학생들이 발표할 때 마다 큰 박수로 격려해 달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강완희 교육원장은 미래학자인 롤프 얀센의 ‘꿈이 없는 자는 바다에서 파도를 보고, 꿈이 있는 사람은 파도 너머 넓은 대륙을 본다’는 드림 소사이어티 글귀를 인용한 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자신의 해석으로 어떻게 들려주고 관객들에게 감동을 이끌어 내는지 기대가 된다”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감동을 이끌어 내는 실력으로 모든 학생들이 나중에 커서 본인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이 읽고 감동받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박성희 미주한국학교협의회(NAKS) 부회장과 윤행자 광복회장 등도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소속 청소년 상원위원들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과 포스터를 소개하며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 난민을 돕기위한 캠페인에 동참해 달라는 부탁의 말도 전했다. 상원위원 김은비 학생은 상상을 초월하는 지진피해로 실의에 빠진 튀르키에시리아 난민돕기에 한인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모금된 기금은 유니세프(UNICEF)에 전달될 예정이다.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주최 2023 제18회 동화구연대회 입상자 명단
▶︎대상(샌프란시스코 총영사상) : 엘라 김(SKPC 한국학교)
▶︎금상(샌프란시스코 교육원장상) : 왕이원(천주교 산호세 한국학교)
▶︎은상 : 최지원(실리콘밸리 한국학교)
▶︎동상 : 박동은(실리콘밸리 한국학교), 유은재(성 김대건 한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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